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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추천] 파인만의 과학이란 무엇인가?

2008/10/13 17:36
토머스쿤의 "과학혁명의 구조"라는 책에 대해서 예전에 한 번 리뷰를 쓴 적이 있습니다만, 그 조악한 번역에 대해서 상당히 안좋은 기억이 있습니다. 그 때부터인지 역자에 대해서 상당히 신뢰를 하고 도서를 골라보는 편인데, 한 달 전쯤에 읽었던 리처드 파인만의 "과학이란 무엇인가"를 소개해 드립니다.

파인만 특유의 문체와 박병철님이 번역하시지는 않았지만 승산에서 나온 출판물인만큼 신뢰가 갑니다. 더불어 적절한 번역이 어울려서 읽기 쉽고 간결한 내용에 대해서 리처드 파인만의 "생각"을 짚어볼 수 있는 작은 가이드 북과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책이 얇은 만큼 세 가지 챕처로 되어 있는데, 내용이 짤막하면서 생각할만한 꺼리를 조금 던지고 있습니다.

과학의 불확실성에 대하여 / 가치의 불확실성에 대하여 / 비과학적인 시대의 한복판에서

파인만의 과학이란 무엇인가?

저자 정무광, 정재승, 리처드 파인만

챕터에서도 알 수 있는 것처럼 과학이 어떤 것인지, 실생활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강연을 묶어 출판한 것으로 요소요소에 파인만의 재치있는 비유와 글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언젠가 하와이에 방문했을 때 불교 사원을 구경한 적이 있다. 그 사원에서 누군가가 "여러분이 영원히 잊지 못할 얘기 하나를 해 드리겠습니다."라며 말을 꺼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모든 사람에게 천국의 문을 여는 열쇠가 주어져 있습니다. 또한 그 열쇠는 지옥의 문을 열 수도 있습니다."
15PAGE 중 - 과학이 현대에 차지하고 있는 위치나 실생활에서 사용되고 있는 부분에 대한 적절한 묘사라고 생각합니다. 원자력은 발전기이지만 무기가 되고 석유는 에너지이지만, 환경을 오염시키는 이러한 아이러니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부분입니다.


생명이 유지되는 내부 메커니즘, 생명체의 각 부분들이 일으키는 화학작용은 그 자체로 정말 아름답다. 모든 생명체는 다른 생명체들과 유기적으로 얽혀 있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식물이 호흡을 하고 광합성을 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화학물질인 클로로필chlorophyll은 흔히 벤젠 고리benzenering라고 부르는 사각형 패턴을 가지고 있는데 무척 예쁘게 생겼다. 그런데 식물로부터 조금 떨어진, 우리 같은 동물들 피 안에도 호흡과 관련된 헤모글로빈hemoglobin이라는 물질이 있는데, 거기에서도 똑같이 그 흥미롭게 생긴 고리를 발견할 수 있다. 그 중심에는 식물에 들어 있는 마그네슘 대신, 철이 들어 있어서 녹색이 아니라 붉은색을 띠고 있다는 것만 다를 뿐, 그 둘은 사실 같은 고리이다.
21PAGE 중 - 책을 읽고 친구나 지인들에게 많은 예를 들어주는 부분으로 헤모글로빈과 클로로필의 유사성에 대해서 새롭게 알게 되었던 부분입니다.

초끈이론, 최종이론 등 다양한 이론들이 추구하는 과학의 미래는 어떤 것일까요. 상당히 얇은 책이지만, 철학적인 주제로 접근하는 의미없는 과학서적에 비해 상당히 논리적인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습니다. 파인만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당연히 강추. 혹은 과학에 대해서 약간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입문서로 추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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