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동안 집에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요새 즐겨 하고 있는 동숲에서 일요일이라고 낚시대회를 했는데.. 저번에 1등 먹은게 있어서 별로 땡기지도 않고 그냥 꽃밭에 물이나 주면서 시간을 보낸 것 같네요. 난시가 심해져 좌측 안경알을 조금 바꿨더니 살 것 같습니다. 뿌연 느낌도 사라지고 뭔가 맑아진 기분이 듭니다.
직업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을 해볼 시기도 돌아오는 것 같고, 이제 서른살을 넘어서니 뭔가 안정된 것이 필요한 모양입니다.
웹기획자라는 직업에 대해서도 무언가 아쉬움이 남습니다.
웹기획이라는 직군과 직무가 한국에서만 존재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잠시 이민을 알아보려 찾아보니 디자이너나 프로그래머는 해외에서도 언어만 가능하면 취업이 가능한 루트가 무척이나 많더군요.
웹기획이라는 직업이 과연 전문가가 할 수 있는 일인지, 아니면 그만큼의 가치가 있는 일인지 궁금해졌습니다.
저는 디자이너에서 강사, 그리고 상품 기획자에서 마케터.. 그리고 기획자로 변화된 경우입니다. 그러다보니 상당히 다양한 면에서 웹을 바라보는 데 나름대로 익숙합니다. 웹에서 태어나고 자랐다고 말하기엔 조금 오바이지만, 그래도 나름대로는 웹을 무엇이라고 설명할 수도 있고, 확고한 지식과 이론을 가지고 사람들을 대합니다.
과연 웹기획자가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일까요.잡코리아에 들어가보면 "
스토리보드 작성 가능자"라는 항목이 유난히 눈에 띕니다. 웹기획하는 입장으로 PPT를 포토샵만큼 잘다뤄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지만, 과연 그 스킬이 웹기획자의 필수 요소인지는 아직도 이해할 수 없고, 그런 취업공고가 난 회사는 웹기획자를 뽑을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업무가 세분화된 대형
에이전시에서의 웹기획자의 필수스킬은 프리젠테이션이 가능한 스피치가,
포털업계에서의 웹기획자의 필수스킬은 인내와 커뮤니케이션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중소기업과 벤처에서 겪은 바닥의 생리에서는 그런 능력들은 깡그리 필요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1. 웹기획자는 시장조사에 탁월해야 한다.
2. 웹기획자는 컴퓨터도 잘 고칠 수 있어야 한다.
3. 웹기획자는 마케팅에 기본적으로 관여된다.
4. 웹기획자는 부서간의 싸움에 항상 질 수밖에 없는 요소이다.
5. 웹기획자는 사이트를 기획하는 것이 아니라, 짜맞출 수 있으면 된다.
6. 웹기획자는 만들어진 사이트를 운영해야 하고 기본적으로 커뮤니티도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7. 웹기획자는 B2B를 통한 사업 기획 및 제휴에도 탁월해야 한다.
8. 웹기획자는 포토샵도 잘 다뤄야 하지만 엑셀의 함수에도 능해야 한다.
이쯤되면 잡무가 따로 없습니다. 기업에서 전화를 받고 응대하는 일을 제외하면 상당히 큰 폭에서 움직일 수 있고, 그만큼 운신의 폭이 넓다는 장점이 있다면 있겠지만, 특화된 전문가로 진화하는 것은 무척이나 어렵고 또 어려운 일입니다.
물론 사이트에 따라서 전문적인 PM역할을 하는 경우에는 이야기가 조금 달라지지만, 아직까지
서열문화가 강한 한국에서는 직급이 높은 프로그래머가 존재하는 경우, 혹은 직급이 높은 디자이너가 존재하는 경우, 기획자는 공통된 의견을 도출까지는 할 수 있더라도, 자신의 아이디어를 100% 웹에 투영하는 것이 어렵고 또 어렵습니다.이런 마당에 신규로 "웹기획자"라는 직업에 대해 꿈과 열정을 가지고 입사하는 동료들이나, 커뮤니티 글을 읽게 되면 무척이나 답답해집니다.
웹기획자에서 진화할 수 있는 것은 에반젤리스트나, 서비스 기획자로 전문화될 수밖에 없고, 그렇게 진화하지 못한 기획자들은 결국 사그러질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신규로 태어나는 웹서비스들이 해외에 비해 상당히 적은 편이라는 사실은, 결국 웹기획자가 설 자리가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설령 대단한 아이디어가 있다 하더라도 NC의 오픈마루와 같이 자금과 기획력이 확실히 뭉칠 수 있는 요소는 확률상 상당히 어렵다고 느끼는 것은 비단 저만의 생각인 건가요.
결국 기획자가 걸어가야 하는 길은 어디일까요.
웹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하고 웹의 서비스를 바라볼 수 밖에 없는 주변인의 시각에서 그 깊숙한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그 갭을 넘어갈 수 있는 용기이자 능력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런 환경에 접하는 것도 어려운 것이 사실.결국 기획자가 서야 할 자리는 어디일까요.
웹기획자가 없으면 프로그래머가 웹을 기획하면 되고.
웹기획자가 없으면 선임디자이너가 웹을 기획하면 되고.
운영자가 없으면 웹기획자가 웹을 운영하면 되고.
마케터가 없으면 웹기획자가 제안서를 작성하면 되고.
항상 여기저기서 부대끼는 웹기획자라는 직군과 직무가 답답해지는 요즘입니다.
디자이너의 스케쥴에 따라 기획서를 뽑아내고.
프로그래머의 구현실력에 따라 기획서를 타협하고.
결국 구현된 웹사이트의 각종 문제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고.
구현된 웹사이트의 매출과 서비스방안, 방문자 증가, 광고주 수주 등의 운영과 관련된 모든 일에 관여해야 하고.
이러면서 퇴근은 가장 늦게 하는 이 직업에 대해 답답해지는 요즘입니다.
이젠 세분화된 직무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더이상 웹기획자가 아닌 웹서비스 기획자로 살아가려고 합니다.
아무리 신물이 나고 지긋지긋한 이 웹바닥에서 그래도 줄을 놓지 않는 것은 웹과 유저들을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웹에서 살아남는 좋은 방법.
조언 부탁 드립니다.
빵 만드는 웹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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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25 10:48
2008/02/25 10:48
트위터는 안하시나요? ^^
어찌어찌 저찌저찌.. 구글링하다 들어왔는데
제가 있던 전직장의 포지션을 맡고 계신듯하여 반갑습니다.
면세점이라.. 후훗 늘 건승하십시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기획중이고,
모바일 서비스 사용자들이 어케 사용하고 있는지 알고 싶어서
구글링 하던중..
우연히 들어오게 되엇습니다!
^^